Day83, 마지막 도착지 브리즈번에 도착하다.
에디터 : 강수정

6300km의 여행이 끝났다. 지도를 선택하면 날짜별 여행 경로를 볼 수 있다.

2004년 9월 14일(화)

현재위치 : 브리즈번(Brisbane)
이동거리 : 130.87km
누적거리 : 6,310km
평균속도 : 20.1km/h
최고속도 : 62km/h
숙박장소 : 클라우드9 백패커스(Cloud 9 backpackers) 더블룸

여행의 마지막 날, 뿌듯하고 가슴이 벅차오를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허전한걸까..?

투움바(Toowoomba)에서 아침에 출발했을 때 꽤 길고 경사도 심한 내리막 길이 시작되었다. 내리막길에서 로드트레인(road train,트레일러를 2개 이상 단 트럭) 2대를 추월했고 브레이크를 잡으며 다운힐한 속도도 62km/h. 이런 속도를 내보기는 처음이었다.
마지막 도착지 브리즈번(Brisbane)으로 가는 도로는 차량이 많았고 램프(ramp)도 많아서 계속 긴장한 상태로 달려야 했다. 역시나 대도시가 가까워오면 별의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옆에서 크락션을 울려대는 차량부터, 소리를 지르고 지나가는 차들까지, 이상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동차 안에 자신을 숨기고 있었다. 우리는 맨몸으로 자전거 위에 앉아 비바람과 사람들까지 실감나게 느끼고 달리는데...

이제 78km 남았다.

브리즈번까지의 표지판에서 알려주는 거리가 줄어간다.

브리즈번을 20km 남겨두고 맞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차들 때문에 신경이 너무 예민해졌다.
눌라보(Nullarbor)가 그리워진다.(내가 왜 이러는거지..)

길 가에 있는 노천카페에서 카푸치노를 마시며 쉬기로 했다. 타운이나 시티근처에서 자전거를 하면 좋은 점은 쉬는 것도 편하고 먹을 것도 걱정없이 살 수 있고 원한다면 편한 잠자리도 구할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뿐이다. 시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뭔가 특별한 느낌도 없고 유명한 건축물도 무덤덤하게 보게 되는 것 같다.
멍하니 앉아서 한참 동안 지나가는 차들을 구경했다.

브리즈번의 윌리암 졸리 브릿지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퍼쓰(Perth)를 출발한 지 80일 만에 브리즈번에 왔다.
서로를 축하해 주고 기념사진도 몇 장 찍고..
드디어 왔다.
못 올 줄 알았는데,
중간에 애들레이드와 멜번에서 포기하고 버스로 올 뻔 했는데,
6310km라는 거리를 80일간 자전거만으로 추위, 더위, 배고품, 두려움을 이겨가며 드디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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