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트레비소로 이동
에디터 : 이경훈

7월 15일.  D+21

엄청난 이동의 날입니다.
오늘의 일정은 최대한 일찍 기배형을 리옹 공항에 데려다 준 후, 최대한 빨리 피나렐로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의 트레비소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기배형의 비행기는 대략 오후 6시였지만, 갈길이 먼 우리는 최대한 오전중에 리옹공항에 도착해야 이탈리아의 트레비소까지 저녁까지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금요일이었던 오늘은 라피나렐로 행사의 첫날로, 전세계에서 모인 피나렐로 딜러들과 게스트들을 위한 시승차 지급과 저녁 만찬이 있던 날이었기 때문이죠.
(푸짐한 저녁 만찬에 절대 늦을 수 없다!!!!!)
리셉션에다 숙박 요금은 내야 하기에 (전날 내려고 생각해보니 직원은 이미 5시에 파워퇴근.....) 리셉션이 여는 9시에 맞춰서 출발합니다.


캠핑장 앞에는 왠 벨기에 자부심이 빛나는 벨기에 내셔널 팀복을 입으신 영감님이 타고 나가시더군요.


공항으로 나서기 위해 다시 한번 베두앙 마을 중심을 지납니다.  아침부터 몽방뚜를 향해 가시던 근육이 무서운 아저씨.


이분은 이미 타고 온 듯한 포스의 여성 라이더.


한번 더 보고 가는 베두앙의 피자집.


베두앙에서 나름 큰 도시인 카펜트하Carpetras로 향하는 길에 있던 끝없는 포도밭.  몽방뚜 근처는 따스한 햇빛과 적은 강수량으로 허브, 라벤더, 포도(주) 등의 재배로도 유명합니다.

이후 급하게 리옹으로 향해야 했지만, 구입할 것이 남아 있다는 기배형의 요청과 함께 저희도 텅텅 빈 캠핑카의 냉장고를 채우기 위해 마트에 들립니다.

보급품으로 레드불도 한박스 사들고 갑니다-_-;;;
가야할 길이 멀지만 시간은 점점 늦어져 갑니다.


가는 길에 보이던 왠 오래된 미라주 전투기.


이후 리옹 공항까지 가는 길에 특이하게 생긴 벨기에의 차를 따라갑니다.  뭔가 물 같은걸 가득 싣고 가나....


리옹의 생떽쥐베히 공항에 도착한 일행.  이 때가 대략 1시쯤 됐었죠.  저희는 이미 늦은 관계로 마음이 너무나도 급했지만 기배형은 6시까지 혼자 할일이 없다며 계속해서 밍기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오 형 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짐과 자전거를 싣고 가는 기배형.  긴 운전을 해야 하는 지용이가 신은 컴프레셔 스타킹이 눈에 띄네요-_-....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출국 방향의 터미널로 가는 엘레베이터 앞에서 작별인사를 합니다.


우리를 찍는 블로거 방의 마지막 사진.


그렇게 떠나가고, 저희는 이제 다시 긴 여정을 떠납니다.


A는 베두앙, B는 리옹 공항, 그리고 C가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트레비소입니다.  1시가 됐는데도 아직 리옹에 있어 이미 늦은 것을 직감했지만, 일단 최대한 달려보기로 합니다.

물론 지난번 뚜르 관람 때 처럼 너무 빨리 달려서 기름을 길바닥에 버리진 않습니다ㅎㅎㅎㅎ


가는 길에 만난 AG2R 트럭.  설마 진짜 프로투어 팀의 트럭?


은 정말 맞네요 ㄷㄷㄷㄷㄷ


월드 투어 팀의 위엄.  수많은 스폰서들입니다.


운전사 형도 오클리로 대동단결.


바로크 문화가 시작된 사보이.  17~18세기 경 당시 공국이었던 사보이에서 시작된 바로크 문화는 전 유럽으로 퍼졌죠.  사실 당시에는 사보이 공국은 프랑스보단 이탈리아에 가까운 성격을 갖고 있었지만 이탈리아의 전신인 샤르데냐 왕국과 나폴레옹 3세에 의해 프랑스에 합병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지나게 되는 레땁의 출발지였던 모단.  몇일 후 열릴 뚜르의 출발을 벌써부터 맞이하고 있습니다.


모단을 들린 이유는 바로 이것.  모단 위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잇는 알프스의 발프레쥐스 터널이 있습니다.  오른쪽은 화물차, 왼쪽은 승용차+승합차.


일반 차량 방향으로 갑니다.  아무래도 국경인데다 요금을 내야 하는 터널이라 꽤나 분주한 모습.  대기 시간이 조금 있습니다.


오오오오 역시 국경이라 그런지 검사까지!!!
다들 여권 찾아서 들고 안전벨트 메고 기다립니다.

........
우릴 보더니 왜 기다리냐고 합니다.
안가고 뭐하니?
.....????.....!!!!!

그냥 가면 됩니다.  쟤들은 뭘 잘못했길래 짐 검사까지 당할까.....


톨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는 중 본 올드한 포르쉐 차량.  뭔가 멋지구리한 레이스카 였는데 자동차는 잘 몰라서 정확히는 뭔지 모르게네요.  차와 모터사이클에도 관심이 많은 지용이는 이런 차들이 고속도로에 자주 출몰해서 구경하느라 그렇게 지루하진 않았다고 합니다.

발프레쥐스 터널 요금은 편도 40유로 가량(7만원 가량), 왕복은 65유로 가량(10만원 가량) 했습니다.  며칠 뒤에 또 이쪽 도로로 돌아올 예정이라 왕복 표로 끊었습니다.

레땁을 뛰고, 이번 스프린트 스테이지를 관람하고 나서, 프로들의 대단함과 동시에 도대체 얘들은 오르막에선 얼마나 빠르게 올라갈까, 궁금한 나머지 뚜르의 산악 스테이지를 하나 관람하고 파리로 이동하기로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라피나렐로가 끝난 이후 이탈리아 북부와 스위스를 거쳐 파리로 이동하기로 했지만, 이곳을 한번 더 들르기로 하고 터널 왕복 표를 구매합니다.  그것 뿐만 아니라 뚜르의 선수들을 직접 눈앞에서 본다는게 정말 흥분되고 재미있는 일이더군요.


터널 내부.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가 13km나 이어지는, 세계에서 5번째로 긴 터널입니다.  1870년(!) 완공된 철도 터널와 함께 위치해 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의 토리노와 프랑스의 리옹을 잇는 아주 중요한 길입니다.
워낙 긴 터널이라 들어가기 전 비상구, 비상 방송을 위한 라디오 주파수등등이 설명된 팜플렛을 하나씩 나눠줍니다.


반대편의 이탈리아 바르도네키아에 도착. 
갑자기 언어가 달라져서 무슨 소리인지 아리까리 합니다.


그래도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가 비슷한 구조와 단어들로 되어 있어서 대충은 읽을 수 있더군요 ㅎㅎㅎ 물론 말은 하나도 통하지 않습니다....

이때부터 뭔가 느낌이 이상합니다.

프랑스에선 그렇게 기세등등하며 영국 차들에게 클락션을 마구 울려대던 프랑스 차량들의 겁 먹은 듯한 분위기, 그리고 그 옆을 칼치기 하며 다니는 이탈리아 차량들.
지금까지 익숙한 왼쪽차선 추월 같은건 사라지고, 좌우측 모두 추월 하고도 다시 주행 차선으로 들어오지 않고 다들 도로의 빈공간을 찾아 마구 차선을 바꿔대는 차들. 

디스 이즈 이탈리아!!!!!


반대편으로 나와도 계속해서 보이는 알프스의 고봉들.


한참을 가다보면 알프스 인근의 가장 큰 이탈리아 도시인 토리노를 지나가게 됩니다.  여기서 늦은 점심으로 맥도날드에 들르며, 무료 와이파이를 통해 우리의 목적지인 호텔의 주소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근데 이탈리아는 와이파이는 무료이긴 한데 핸드폰을 통해서 인증을 해야 되더군요-_-;;;; 당황해서 이탈리아 점원에게 물어보니 정말 성심성의껏 알려주려 하는데, 서로 안되는 영어로 더듬더듬거리다보니 음.....

그렇게 근심에 쌓여 햄버거를 먹고 있는데, 한국 피나렐로 사장님이 갑자기 로밍으로 전화가 옵니다 오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소지를 받아 적고, 얼른 이동을 계속합니다.


까닭없이 막히는 이탈리아의 고속도로 오토스트라다.

이쯤 되니 뭔가 명확해집니다.
'아 얘들 우리랑 똑같구나'
다들 빈공간만 있으면 끼어들기와 추월을 감행하는 유럽의 반도국.
그러다가 결국 모두 못가고 막히는 고속도로를 보며 우리의 고속도로와 똑같다는 걸 느꼈습니다.

역시 반도의 특성인가.....-_-

게다가 저 스마트들은 쪼마난 것들이 이리저리 조금만 틈을 보이면 슉슉 끼어들면서 아주 큰 웃음을 선사합니다.  아오 이태리 스마트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토리노를 지나 밀라노 부근에서 퇴근 차량들과 겹치면서 엄청난 정체를 겪습니다.  이미 6시가 넘은 상황.  오늘의 저녁 만찬은 이미 포기하고, 과연 오늘 안으로 도착할 수 있을까가 미지수입니다 ㅠㅠ


자주 보인 피아트 500.  신형 루팡 차로 유명하죠.  얘들도 정신없는 이태리식 주행 때문에 아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틈만 나면 다들 차선을 바꿔대는 통에 고속도로 전체가 차량이 많아지며 정체가 시작됩니다.  독일, 벨기에나 프랑스에선 차량이 아무리 많아져도 추월차선과 주행차선을 정확히 구분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흐름이 생겨 정체가 금방 풀리는데, 얘들은 그냥 한국 고속도로 막히는 거랑 똑같습니다.


오늘 하루만 무려 980km 이동!  서울-부산을 왕복한 것보다 더 많은 거리를 갔네요.

계속해서 이동해 결국 트레비소에 한밤중인 12시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다른 곳은 10시만 넘어가도 차량 통행이 급격히 줄어드는데, 여긴 아직도 돌아다니는 차들이 많습니다.  역시 반도국인가....

호텔을 찾다 조금 해메다가 들어갔는데, 호텔이 닫았으면 어떡하지 걱정하며 프론트에 갑니다.
........사람들이 아직도 로비에서 술마시면서 놀고 있네요.  아 역시 반도 하하하


로비에 붙어 있던 일정표.
오늘의 일정이었던 그란폰도 바이크 수령, 8시에 저녁 만찬(8시-_-?????!!!!) fail.
나중에야 느낀 건데 저녁도 늦게 먹기 시작해서, 파티 자체도 굉장히 늦게 끝납니다-_-;; 아 역시 반도국인건가 ㅎㅎㅎㅎ
뭔가 한국에 돌아온 기분도 살짝 나고 웃기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오오오


이것이 얼마만에 보는 호텔방인가.

4성급 호텔에 들어갔는데 엄청나게 화려하고 시설이 좋아 감탄했네요.  오랜만에 좋은 침대 좋은 베게 좋은 이불에서 꿀같은 잠을 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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